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소설책이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역사서 같은 느낌이었다. 옛날에 할아버지/할머니 혹은 엄마/아빠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지어내서 들려주는 현실과 교묘하게 연결되는 이상한 이야기랑 비슷해서 어릴적 생각이 나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실제 역사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들의 배후에 이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100세 노인, 알란 칼손 할아버지가 있고 이 이야기들이 너무 기가 막히게 잘 연결되어 있어서 굉장한 흡입력이 있었다.
이야기는 100살 생일을 하루 앞둔 100세 노인이 요양원 창문을 넘어 도망치면서 시작된다. 이 할아버지는 어디론가에 떠나기 위해서 버스터미널에 가고 거기서 화장실이 급한 한 젊은 갱을 만난다. 이 버릇없는 청년이 할아버지에게 트렁크를 잠시 부탁하였고 그 사이에 원하는 버스가 오자 이 할아버지는 트렁크를 가지고 버스에 오른다. 그 트렁크에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돈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 트렁크를 노인에게 맡긴 젊은 갱과 그 갱이 속해져 있는 갱단, 실종된 할아버지와 갱단을 쫒는 형사와 검사, 할아버지가 이동하면서 만나게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현재 시점에서 풀어진다.
그 중간 중간에 이 100세 할아버지가 스웨덴의 한 시골의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서부터 100살까지 살아낸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가 너무 재미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폭탄 개발에 큰 역할을 하게된 이야기나 북한에서 김일성을 만나는 등, 거짓말같은 엄청난 일들이 그의 인생에서 벌어지지만 역사서에는 기록되지 않는 사람, 기억되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를 작가가 들려주는데 실제로 역사의 뒷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정합성이 있고 흥미진진하다.
소설책을 읽을 때는, 물론 가상의 인물이긴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이 할아버지처럼 여러 사건이 있을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큰 사건이 없더라도 심리적인 굴곡을 크게 겪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소설책을 읽다보면 인간에 대한 연민이 생긴다.